오늘의 이야기

프랜차이즈 창업시장 "가성비, 간편식, 코쿤문화가 변화" 이끌어

강동완 2016. 12. 12. 19:37

[편집자주] 2016년도 창업시장에는 '가성비' '창업비용거품제거' 핫이슈 트랜드를 이끈 다양한 IT 도움으로 인한 차별화된 시장이 프랜차이즈를 주도했다. 이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결산을 진행했다. 이런 창업시장 트랜드는 2017년에도 이어질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자영업 창업시장을 한마디로 말하면 ‘워스트 오브 워스트(Worst of Worst)’라고 할 수 있다. 해마나 이맘때면 언제나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웠다는 말이 회자되곤 했지만, 올해만큼은 자영업 창업환경이 사상 최악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수년간 계속되는 대기업 발 대규모 구조조정과 실직으로 인한 은퇴자 누적이 어느 해 못지않았고, 청년실업률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로 인한 ‘과당경쟁’과 ‘폐업속출’이 올해도 여지없이 계속됐다. 게다가 올해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대형 음식점과 일부 유통 및 서비스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가계부채가 천정부지로 증가하고, 급기야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면서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최근에는 조류 인플루엔자까지 창궐하고 있는 중이다. 국가 경제의 총체적 난국이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도 작은 틈새를 비집고 성장한 업종도 있었다. 올해 창업시장을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상담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 ‘가성비’ 높은 업종과 ‘저가 음료’ 돌풍
올해 창업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키워드는 단연 ‘가성비’였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아야 한다는 소비 트렌드를 모든 업종이 추종할 정도로 강력한 메가 트렌드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파괴 업종도 가성비가 높은 업종이라는 그를 듯한 포장을 하면서 가성비 트렌드에 묻어가려는 경향도 있었다. 

사실 올해는 너도나도 가성비가 높다는 주장이 난무했지만 그 중 많은 부분은 ‘저가’, ‘대용량’이라는 키워드가 더 어울린다. 

극심한 불황에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저가 정책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수단으로써 가성비를 내세웠을 뿐 엄밀히 말해서 가성비의 본질에는 맞지 않는 업종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가성비 트렌드로 인식했다.

가성비 돌풍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의 공유로 거품이 낀 상품은 이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데서 연유한다. 특히 기존 패스트푸드 햄버거나 서양식 패밀리레스토랑은 힘을 잃고, 이를 대체하는 실속형 스테이크 전문점, 수제버거 전문점 등이 새롭게 부상했다. 

‘마미쿡’은 냉장육만을 사용하는 수제버거 전문점이다. 신선한 재료로 주문 즉시 갓 만들어낸 수제버거를 3000~4000원대에 판매한다. ‘토니버거’는 웨스턴 카우보이 스타일의 수제버거 카페다. 주 메뉴인 투빅버거는 치킨패티의 대용량이 특징인데, 가격은 3,400원이다. 이들은 올해 가성비 트렌드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2500원 대의 중가 커피는 올해도 성장을 이어갔다. 이디야, 커피베이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이들은 커피원두의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면서 아메리카노 한잔에 4000원 대의 커피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을 파고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저가 커피 및 쥬스 전문점의 열기는 올해도 계속됐다. 아메리카노와 쥬스 한잔에 1500원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우면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빽다방’은 점포를 500여 개로 늘였고, ‘쥬씨’는 800호 점을 열었다. 무한리필, 원플러스원 등을 내세운 식당들도 선전했다.

◆ 도시락 등 ‘간편식’ 열풍

가정식사 대용 시장의 성장으로 도시락의 인기가 높았다. 1인 가구 27.2% 및 소형가구 증가, 맞벌이 정착 등으로 집에서 직접 해먹는 밥을 도시락, 빵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상차림은 식재료 구입부터 마무리까지 최소 30분에서 1시간은 공을 들여야 하는 반면, 간편식은 바로 먹거나 데우기, 볶기 등 간단한 조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를 2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며, 매년 20% 이상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 HMR 시장의 대표주자 도시락 전문점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69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솥도시락’은 올해 본사 매출액이 1000억 원대로 예상한다. 특히 가맹점 매출이 작년보다 15%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내 외식업종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적게는 10%, 많게는 30% 이상 떨어졌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놀라운 성과다. 

근자에 도시락 창업시장은 신규 브랜드가 속속 생겨나면서, 도시락에 대한 수요 증가 못지않게 도시락 전문점 매장도 많이 생겨 그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전국 4만여 개의 편의점 도시락 종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도시락 전문점은 바로 이러한 편의점 도시락과 경쟁해야 한다. ‘본도시락’이외에도 반찬가게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진이찬방'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한해 였다.
▲ 진이찬방 상담모습 (사진=강동완기자)
◆‘코쿤(cocoon) 문화’의 변화

외부에서 활동하는 대신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코쿤(cocoon) 문화’의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전형적인 코쿤 문화는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만화방, 비디오방 등이었다. 

노래방은 코인 노래방이 많이 생겼고, 만화방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세련된 만화카페로 부활했다. 전국 7천여 개나 있는 스크린골프를 대신해 스크린야구가 업종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진입할 채비를 갖췄다. 

독서실 또한 카페형 프리미엄 독서실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성장했고, 모임공간을 대여해주는 스터디센터와 소호사무실 대여 비즈니스센터도 선전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시설과 인테리어 분위기에 역점을 두는 사업이지만, 동시에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으로 차별화된 운영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화이트칼라 창업 아이템으로 선호되고 있다. 

경영의 노하우가 중요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본사의 경쟁력도 필요한 셈이다. 최근 수년간 힘든 일을 꺼리는 중산층 창업자들이 커피전문점 창업 붐을 일으켰듯이 향후 새로운 중산층 선호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다.

[ 도움말 = 강병오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유통생활경제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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