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리딩브랜드]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
불경기 '퓨전 선술집' 콘셉트로 시장 점령 메뉴 차별화 유지해 4년만에 400여개 가맹점 확보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2003년 12월 연신내 1호점으로 출발한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은 최근 주점 트렌드인 퓨전 선술집 열풍을 몰고 온 선두주자다. 브랜드 성공으로 인테리어, 브랜드 콘셉트가 동일한 아류브랜드를 양산하며 주점 시장에 ‘퓨전 선술집 군’을 형성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 40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피쉬앤그릴은 지난해 성장을 발판으로 올해 브랜드 관리와 가맹점 영업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퓨전 선술집’ 콘셉트로 젊은층 사로잡아 성공
피쉬앤그릴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400여 가맹점 중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출점한 곳이 200여 개에 이를 정도다. 불경기로 위축된 창업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데에는 ‘퓨전 선술집’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의지한 바가 크다.
퓨전 선술집은 포장마차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 다양한 안주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주점이다. 계속된 불황으로 맥주전문점, 바 등의 매출이 하락폭을 그릴 때 등장한 피쉬앤그릴은 이 콘셉트에 1만원 내외의 가격대를 내세워 서민층을 공략했다.
기존 포장마차형 선술집의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인테리어나 메뉴 등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해, 신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한 젊은층과 여성 고객까지 끌어들였다. 최근 젊은층은 1차, 2차를 즐기며 폭음을 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한 자리에서 식사와 술을 함께 즐기는 주류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1인당 객단가가 9000~1만원으로 높지 않고, 60여 개의 안주메뉴로 선택 폭을 넓힌 피쉬앤그릴은 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며 불황에도 선전할 수 있었다.
창업자들의 주목을 끈 데는 초기 주택가 출점 전략이 주효했다. 현재는 번화가와 역세권에 입지해 평균 창업비가 3억원에 이르지만, 초기 가맹점은 대부분 번화가 중심 상권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창업비가 저렴했다. 임대료와 권리금 거품을 줄여 창업비용이 낮아지면서 높지 않은 객단가로 인한 운영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불경기로 창업비용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예비 창업자를 흡수한 것은 물론이다.
부가가치에 중점 둔 메뉴 개발
주점 경쟁력은 메뉴다. 많은 브랜드에서 신메뉴 출시를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개발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쉬앤그릴은 업계에서도 메뉴 개발력이 손꼽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출시 시기와 메뉴 콘셉트, 조리법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해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피쉬앤그릴은 4월과 10월에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비수기인 4~6월, 9~11월에는 성수기 대비 10~20% 가량 매출이 떨어지므로 신메뉴 출시로 매출 상승을 유도하는 것이다. 론칭 초창기에는 메뉴 차별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가맹점 수가 급증한 지난해부터는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본사 측이 밝힌 대표적인 성공 메뉴는 지난해 2월 출시한 소주 칵테일이다. 메뉴가는 9000원으로 높은 반면 원가가 26%로 낮아 가맹점주 마진이 좋다. 분말가루를 타 향과 색을 내는 여느 술과 달리 수입 냉동 과일을 직접 갈아 넣어 품질을 높였다. 여기에 정통 칵테일 믹스법을 접목해 새로운 개념의 칵테일 소주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피쉬앤그릴 여영주 대표는 “지난해 2월 칵테일소주 출시 후, 주류 특성에 맞춰 해산물꼬치, 모듬철판꼬치 등 꼬치류 메뉴를 4월 신메뉴로 출시했다”며 “고객이 주류와 신메뉴를 연계해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해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밝혔다.
현재 메뉴 개발팀은 시즌별로 신메뉴를 20개 가량 개발해낸다. 이 중 실제 출시되는 것은 6~8개 정도. 지방 가맹점에는 메뉴 재량권을 줘, 지역 입맛에 맞는 메뉴를 2~3가지 정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지역 메뉴가 채택되면 해당 지역 가맹점은 해당 메뉴를 일괄적으로 추가해야 한다.
지역장 제도 활성화로 가맹점 밀착 관리
피쉬앤그릴은 초기 350개로 상한선을 그었던 최종 출점 수를 지난해 450개로 늘렸다.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며 출점 가능 상권의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400개 가맹점을 확보하게 되면서 올해는 내부 가맹점 관리에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출점이 집중된 지난해에는 전 가맹점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메뉴 맛 유지, 영업 지도 등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7명인 수퍼바이저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4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하던 지역장 시스템을 8개 권역으로 세분화해 밀착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각 지역장을 중심으로 지역별 마케팅과 지역 영업 활성화에 주력해 가맹점주 만족도를 높이는데 힘쓸 예정입니다.”
지방 가맹점 관리를 위해 지방 지사제도 지난해 폐지했다. 현재는 지사가 아닌 본부를 만들어 본사에서 직접 관리 중이다.
올 1월 문을 연 평택 물류센터도 본사 관리력 증강에 일조하고 있다. 호남, 영남 등 지방 가맹점 배송이 신속해진 것은 물론, 위성물류시스템 구축으로 본사의 물류 모니터링이 원활해졌다. 기존 OEM방식과 달리 본사가 가맹점주를 직접 대면할 수 있어 물류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사항도 즉각 처리할 수 있다.
피쉬앤그릴은 향후 이곳에 중앙주방공장(CK)을 만들어 ‘원 메뉴 원팩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근 평택항, 인천항을 통해 해산물 등 수입 식자재를 직접 다뤄 가격경쟁력과 선도까지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여 대표는 “메뉴 카피, 브랜드 카피가 범람하는 현재, 결국 차별화는 한 발 앞선 메뉴 개발과 높은 품질뿐”이라며 “지속적인 해외 벤치마킹과 물류력 증강으로 본사의 메뉴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영업 지원”이라고 밝혔다.
피쉬앤그릴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30평 기준 7090만원이다. 마진율은 30%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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