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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카스테라, 정말 '나쁜 빵'일까 김설아 기자 | 2017.03.18

강동완 2017. 3. 26. 02:35

대만에서 건너와 촉촉한 맛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대왕카스테라가 ‘기름빵’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논란에 휩싸였다. 한 종편 방송사의 먹거리 고발 프로그램에서 “대왕카스테라의 촉촉함의 비밀이 다량의 식용유”라며 제조법을 폭로한 이후부터다다.


방송 이후 대왕카스테라는 순식간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다. 먹거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기름덩어리에 속았다”, “기름빵 환불해라”, “충격적인 제조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업주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기름을 쓴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일부의 문제인데 전체 카스테라 업체를 죽이고 있다”, “악의적인 마녀사냥”이라며 방송사 측의 일방적인 내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왕카스테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마땅할까. 정도로 '나쁜 빵'일까. 

대왕카스텔라/사진=뉴스1DB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 식용유가 들어간 빵은 나쁘다? 

우선 방송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반죽에 버터 대신 사용된 다량의 식용유와 화학첨가제다. 대왕 카스테라 A업체는 버터 대신 식용유 700g을 넣었고, 또 다른 B업체에서는 650~700mℓ의 기름과 반죽을 돕는 유화제, 빵의 팽창을 돕는 팽창제, 착향료 성분이 포함된 믹스가루와 저가의 분유, 슈가파우더 등의 첨가제를 사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면서 방송에서는 해당 업체들이 다량의 기름을 사용하는 이유로 원가 절감과 촉촉한 식감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전문가의 코멘트를 덧붙였다.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식용유를 넣으면 정말 문제가 될까. 제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기술자격검정원에서 시행하는 제과기능사 실기시험 공식 레시피엔 식용유와 베이킹파우더가 모두 사용된다. 물론 녹인 버터를 사용하는 레시피도 있지만 식용유를 사용한다고 해서 유해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제빵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 식품 전문가들은 SNS를 통해 방송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낙언 식품공학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버터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포화지방이고 식용유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이다. 식품에는 특성이 있지 선악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버터와 식용유는 특성이 다를 뿐 좋고 나쁘고를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 

문정훈 서울대 식품비즈니스학과 교수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식용유가 들어가면 버터에 비해 풍미는 떨어지지만 반죽의 탄력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다”며 “이에 일각에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용유를 버터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동물성 지방 사용을 지양하는 ‘노버터 베이킹’에서도 버터 대신 식용유를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전했다. 

화학 첨가물은 어떨까. 유화제(에멀션의 성분을 용이하게 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는 방송이 지적한 첨가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물과 기름이 함께 사용되는 만큼 유화제 사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유화제가 나쁘다는 일반적인 인식에 대해 최낙언 식품공학자는 “유화제가 나쁜 성분의 흡수를 돕는다는 무식한 말이 있는데 정말 황당한 소리”라며 “식품회사는 좋은 성분의 흡수를 막고 나쁜 성분의 흡수만을 돕는 인공지능 첨가물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될 부분이 전혀 없는데 마치 악인 것처럼 비춰져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문제는 “화학첨가제를 안쓴다”고 해놓고 유화제를 사용한 거짓말이지 유화제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실제론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도 있고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도 있지만 방송에서는 모든 카스테라 제조업체들이 동일 레시피를 사용하는 것처럼 다뤄졌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특정 브랜드가 식품첨가제와 식용유를 사용한 것인데 다른 모든 대만카스테라브랜드가 그런 것처럼 호도했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논란 컸던 벌집아이스크림 '파라핀 검출'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이같은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5월에도 당시 유행 디저트였던 벌집 아이스크림에서 양초의 재료인 ‘파라핀’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방송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당시 방송은 시중에 판매되는 벌집 아이스크림을 무작위로 구매해 확인에 들어갔고 일부 제품에서 딱딱한 부분을 발견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정확한 업체를 밝히지 않아 벌집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다른 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반응이 나왔고 멀쩡한 음식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취급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문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거나 문제시 될 이유가 없는 것을 거대한 비리처럼 부풀리는 것은 개선해야 할 문제”라며 “소비자 역시 조장된 공포에 현혹되지 말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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