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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집밥의 고수, '양념장' 하나면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집밥 신드롬 / 고수에게서 배운다

강동완 2015. 5. 23. 23:43
편집자주|집밥 르네상스 시대다. TV를 켜면 '먹방'을 넘어 '쿡방'이 대세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SNS 등을 통해 요리법을 배우고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듯 집밥에 열광하는 이유가 단순히 건강 때문일까. 사람들은 '집밥'이라는 매개체에 함축된 따뜻함과 아늑함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머니위크>는 집밥 트렌드를 시작으로 유통·식품업계의 관련시장 공략, 전문가와 일반인이 털어놓는 집밥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녁 사 먹고 들어와. 집에서 밥하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 줄 아니? 또 둘이 먹자고 파 한단에 계란 한판 사면 다 상해서 버리잖아.”

어머니가 종종 하는 말이다. 서운하긴 하지만 이해는 간다. 기자는 어머니와 둘이 산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약속이 많은 직업특성상 집에서 밥 먹는 일은 흔치 않다. 장사를 하는 어머니도 대부분 매장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쉬는 날이면 ‘집밥’을 먹고 싶지만 간단한 요리라도 할라치면 일이 너무 커진다. 기본적인 재료부터 장을 봐야 하는 데다 남는 재료를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밖에 나가서 사 먹거나 라면 하나 끓여 먹는 게 속 편하다.

이 는 비단 기자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주변에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넘친다. 수많은 자취생이 그렇고 아이가 없는 맞벌이부부가 그렇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소중한 한끼 식사를 라면이나 배달음식으로 때우는 슬픈 현실이다.

‘가정식’에 목마른 이들이 보다 간단하게, 보다 경제적으로 집밥을 먹을 방법은 없을까. 자타공인 ‘집밥의 고수’들에게 노하우를 물어봤다.

 


◆요리의 시작은 ‘장보기’부터
 
기자가 집에서 밥을 해먹기 가장 부담스러운 이유는 항상 재료가 남기 때문이다. 2인 가족이 한끼를 해결할 만큼의 장을 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을 쓴 요리연구가 김영빈씨는 기자에게 식재료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보는 노하우’가 필수적이라며 “요리는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장을 볼 때 재료를 모두 소진할 정도의 식단을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재료를 모두 소비할 수 있는 일주일 정도의 식단을 미리 짜두고 치밀하게 장을 보라”고 조언했다.

가 족이 적은 경우 아무리 적은 양을 사더라도 재료가 남기 마련인데 이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식단을 미리 짜두면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일주일에 두차례 정도 집밥을 먹는 자취생이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정육점에서 파는 돼지고기의 최소단위(기자가 이용하는 정육점 기준)인 300g을 산다면 김치찌개를 만든 후 가까운 시일 내에 두루치기나 제육볶음 등의 식단을 추가해 돼지고기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식단이 정해진 만큼 국거리 대신 제육볶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앞다리살 등을 구매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재료에 따라 식단이 연결되므로 ‘오늘 뭐 먹지’ 고민하는 ‘피로’도 줄일 수 있다.

또 소량의 재료가 필요한 경우 대체재료를 선택하거나 오래 보관하는 방법 등을 알아두는 것도 그가 설명하는 경제적인 집밥 먹기의 노하우다. 일례로 요리에 ‘다진 파 1큰술’을 넣기 위해 파 한단을 사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차라리 부추 등으로 파를 대체하는 것이 낫고 대체재료가 없을 경우에는 파 한단을 사서 화분에 심어 보관하거나 용도별로 손질해 냉동시키면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만능양념장’, 요리 서툴러도 간단하게
 
장을 잘 본다고 해서 집밥을 잘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자에게 요리는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 재료가 있더라도 요리하기가 귀찮고 막연해 배달음식을 시켜먹기 일쑤다.

‘만 능양념장’ 레시피를 공개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된 블로거 이현주씨는 “간단하게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다만 한식에서 기본이 되는 고추장, 간장 등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양념’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면 양념장 만들기에 소모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양념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잠꾸러기, 리즈쿡 등으로 유명한 그의 블로그에는 만능양념장과 찌개장 등을 만드는 레시피가 공개돼 있다. 그는 “비슷한 한식 양념을 매일 만들려면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양념장을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볶음이든 무침이든 간편하게 요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만능양념장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식의 특성상 양념장을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조리시간이 획기적으로 줄고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매번 요리할 때마다 개량해서 양념을 만들고 간 보고를 반복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며 “만능양념장을 이용하면 야채와 주재료만 썰면 대부분의 볶음·무침 요리를 10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이른바 ‘황금비율’을 찾아 블로그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지난 2013년에는 의뢰가 들어와 만능양념장을 활용한 요리책 <요리가 간단해지는 만능양념장 레시피>를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블로그 이웃들의 성원으로 탕이나 찌개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찌개장’과 간장양념을 사용한 ‘만능데리야끼소스’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요리초보자도 남부럽지 않은 집밥을 해먹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요리연구가 김영빈씨의 장보기 Tip
1. 일주일 정도의 식단을 제철식품 위주로 구성해 장보기 리스트를 작성한다.
2. 남은 식재료 관리와 필요한 식재료 확인을 꼼꼼히 한다. 영수증을 냉장고에 붙여 체크하면 좋다.
3. 조금 비싸더라도 소량판매 코너를 적극 활용한다.
4. 신선식품의 경우 미리 봉지로 포장된 상품과 떨이 상품은 다시 한번 체크한다.
5. 가공식품의 경우 덤상품이나 벌크포장상품에 현혹되지 않는다.

리즈쿡 이현주씨의 ‘만능양념장’ 레시피
고춧가루 1.5컵+생강술 0.5컵(미림 또는 청주 0.5컵+다진생강 2작은술)+고추장 0.5컵+진간장 1.5컵+다진마늘 3큰술+설탕 0.5컵+물엿 0.5컵+참기름 3큰술
(1컵= 200ml, 1큰술=15ml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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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