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란 라면 파는 곳"… Z세대 열광하는 PC방의 비밀
이정연 기자 | 2022.08.1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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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몰리는 PC방들은 가지각색 시그니처 메뉴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진은 종로구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PC방의 해물짬뽕라면. 한 눈에 봐도 홍합과 오징어가 듬뿍 담겼다. /사진=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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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때우는 거죠. 게임하면서 먹기도 좋고 일단 맛있어요."
PC방이 담배 연기 자욱한 유해시설로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엔 인스턴트 라면을 대충 끓여 갖다줘도 이용객들은 만족해했다. 하지만 개성 넘치고 취향이 까다로운 10대들이 PC방의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같은 풍경은 막을 내렸다.
요즘 PC방은 휴게음식점 허가증을 걸어놓고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시그니처 메뉴를 속속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글로벌 게임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PC방이 등장하면서 갈수록 PC방 음식 메뉴가 다채로워지는 추세다.
Z세대에게 PC방 출입은 일상에 가깝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20년 조사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PC방을 이용해 본 적 있는 남학생이 71.8%에 달했다. 여학생도 절반에 가까운 49.8%로 나타났다.
머니S가 요즘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PC방을 찾았다. 가장 비싸고 시설이 좋은 프리미엄 PC방 1곳, 대학가와 주택가 인근의 PC방 각 1곳씩 총 3곳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주문하고 시식해봤다.
"섞고 비비고 합치고"… PC방서만 맛볼 수 있는 '퓨전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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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PC방을 비롯해 대학가와 주택가 인근의 프랜차이즈 PC방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메뉴들. 사진은 왼쪽부터 카레 라볶이, 옛날 도시락, 데리야끼 덮밥 모습. /사진=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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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 노란색 라면이 있네? 신기하다."
종로에 위치한 프리미엄 PC방에서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노란색 라면이었다. 익숙한 한국식 카레 맛이 나는 라볶이인데 버무려진 면발이 자극적이면서도 입에 녹아들었다. 가격은 4500원으로 라면치곤 비싼 편이지만 다른 PC방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매콤하면서도 위에 부담이 가지 않게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이 있었다.
대학가인 회기역 주변 PC방에서는 '옛날 도시락'을 주문했다. 기자가 "(구성이 좋은데) 도시락은 완제품을 데워주는 것이냐"고 묻자 PC방 아르바이트생 A씨(여·20대)는 "계란과 김치, 각 재료를 따로 준비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조합해 만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지만 일정 기간마다 사장님이 직접 음식 메뉴를 개발해 리뉴얼한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이라 할지라도 본부와 똑같이 메뉴를 구성하지 않고 고객 반응에 맞춘 신메뉴를 꾸준히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
마지막으로 방문한 주택가 인근의 PC방은 골목 안에 위치했음에도 훌륭한 메뉴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운터를 보던 직원(여·20대)은 "방학 기간이어서 일찍 온 학생들이 꼬치류와 데리야끼 덮밥을 많이 주문한다"고 밝혔다. 플레이팅이 가장 깔끔했다.
세 곳 모두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메뉴를 혼합하거나 나름의 방식으로 퓨전을 가해 기존 메뉴에 새로움을 더했다. 가격도 4000~6000원대로 1만원대를 호가하는 일반식당에 비해 저렴했다.
"두 번 클릭만으로 OK"… Z세대 맞춤형 초간단 주문·결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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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넘어가면 귀찮아요."
기자가 방문한 세 업체는 모두 자리에서 PC를 통해 클릭 두 번으로 음식 메뉴를 선택한 후 결제까지 끝내는 초간단 주문·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잠시 기다리면 종업원이 음식을 갖다주면서 카드결제기나 거스름돈을 가져와 결제해준다. 회원 가입이 필요하거나 결제 절차가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Z세대를 겨냥해 최대한 단순화한 것이다. 카카오페이 QR결제가 되는 PC방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 속 상대방과 맞붙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열성 게임 유저들로서는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 이날 PC방을 방문한 고등학생 B군(남·10대)은 "제가 가본 PC방 모두 이렇게 주문과 결제를 한다"며 "게임 끝날 때나 잠시 대기할 때, 출출할 때 창을 내려서 초스피드로 주문하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PC방서 조리하는 음식,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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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에 철저한 PC방이 있지만 지자체별로 식품위생법 위반 행정처분을 받는 PC방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시청 미디어콘텐츠산업과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PC방을 찾아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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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위생관리다. PC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청결함이 유지되는지, 믿고 먹어도 되는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무더위와 장마가 계속되는 요즘 식재료가 상하지 않는지도 걱정이다.
한 PC방 관계자는 "우리는 튀김기를 쓰지 않고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다"며 "다른 가게는 기름을 사용해 더 맛있게 조리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기름 사용을 자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쓰는 업체도 있지만 매년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PC방이 적발되는 만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각 지자체는 관할 구역의 PC방 위생 상태 유지를 위해 매년 무작위로 지도점검에 나선다. 그럼에도 비양심적인 곳은 있기 마련. 만약 PC방을 이용하면서 음식 상태가 불량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다른 사람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를 확인하면 구·군청 위생과에 신고하거나 국번 없이 1399로 전화하면 된다.
평소 자주 찾는 PC방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식품안전나라' 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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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발 치킨전쟁…"6990원에도 남아" vs "어디서 약을 파냐"
연희진 기자|2022.08.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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