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

[커피공화국] '오해와 진실' 알고 마시자 2017.10.05

강동완 2017. 11. 17. 22:35



250억5000만잔. 지난 한해 동안 우리 국민이 마신 커피량이다. 아침에 한잔, 식후 한잔, 피곤해서 한잔. 언젠가부터 커피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다. <머니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커피시장을 집중 분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진 규모 못지 않게 달라진 커피트렌드를 따라가 봤다. 1999년을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긴 커피 프랜차이즈의 흥망성쇠를 살펴보고 커피 명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바리스타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봤다. 커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언제, 얼마나,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은지 꼼꼼히 살펴봤다.<편집자주>

# 직장인 A씨(30세)는 하루에 서너잔씩 커피를 마신다. 아침 출근길과 점심시간은 물론 근무 중에도 커피를 자주 마신다. 평소 잠이 많은 그가 커피를 찾는 이유는 졸음을 쫓고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믿어서다. 최근 위가 아파서 통원치료 중이지만 A씨는 커피를 끊을 생각이 없다.

지난해 한국인이 마신 커피 잔수가 250억잔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연간 500잔가량 마신 셈이다. 실제 커피를 음용하는 인구로 따지면 1인당 섭취량은 훨씬 많아진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과다한 카페인 섭취는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적절한 양을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커피 애호가를 헷갈리게 한다. 커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건강에 해롭다” vs “사망위험 낮춘다”

‘커피 속 카페인은 몸에 해롭다’는 말이 상식처럼 통한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 없이 카페인이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커피에 대한 소문도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커피가 무조건 몸에 해롭다는 것은 오해다. 커피의 건강상 이점을 증명하는 무수한 연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수많은 연구를 종합하면 커피는 사람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 치매에 걸릴 확률 65% 감소,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 20% 감소, 우울증 발병 20% 감소 등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능이 적지 않다. 커피를 하루에 2잔 이상 마시면 파킨슨병을 예방하고 3잔 이상 마시면 간경화 발생위험을 낮추며 4잔 이상 마실 경우 당뇨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커피가 사망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케크의과대학이 16년간 18만5000여명을 추적한 결과 커피를 한잔 마시는 사람이 한잔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가능성이 12%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2잔 이상 커피를 섭취한 사람은 사망 가능성이 18% 낮았다. 이 실험결과는 지난 7월 내과학회(ACP) 학술지인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국제암연구기구(IARC)와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이 내놓은 보고서도 이와 내용이 비슷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10개국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커피를 하루에 3잔 마시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커피가 건강상 효능이 있다는 근거는 커피에 들어있는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폴리페놀이 항산화와 항염증, 항암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내과학회보>에 따르면 커피의 효능은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폴리페놀 중 클로로겐산 성분은 암 촉진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C보다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뇌와 신체노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잘 마시면 ‘약’… 과용하면 ‘독’

A씨처럼 잠을 쫓기 위해 모닝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침 출근길 빈속에 마시는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오전 8~9시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여기에 카페인까지 더해지면 과도한 각성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각성으로 잠깐이나마 잠을 쫓을 수는 있지만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산이 생성돼 위장 건강에 해롭다.

위장을 자극하는 커피의 성분으로 주로 지적받는 것은 카페인과 지방산이다. 카페인은 위산의 역류를 유발하고 지방산은 산도 자체가 위장에 자극적이다. 따라서 카페인이 없는 커피도 빈속에 마시면 지방산이 작용해 위산과 함께 소화관을 손상시킨다. 또 커피는 급격한 대장운동을 촉진해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학계에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공복에 커피를 마신 상태에서 아침식사까지 거르면 우리 감정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부족해져 하루 종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커피는 코티솔 분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오후 1시30분~5시 사이에 마시는 것이 더 좋다.

과도한 섭취도 피해야 한다. 과도한 커피 섭취는 심장 두근거림이나 불면증 등 수면장애, 신경과민, 위염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신장에서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해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235㎖ 수준에서 커피 4잔까지만 마시는 게 안전하다.

잘못 알려진 커피 상식 베스트3

1.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없다?= ‘디카페인’이라는 단어 때문에 카페인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일반커피보다 함유량이 적을 뿐이다. 디카페인의 카페인 함량기준은 각국마다 다르지만 국제기준은 97% 이상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를 뜻한다.

2. 커피가 숙취 해소에 도움된다?= 카페인의 각성효과 덕에 술에서 깨는 기분이 든다며 커피를 ‘해장국’처럼 마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페인이 탈수를 유발해 혈중 알코올농도가 더 높아지고 과다한 섭취 시 오히려 두통과 위장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3.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커피를 마시면 인슐린의 양이 줄고 혈당수치가 올라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식사의 양이 줄어들어 약간이나마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커피 속의 카페인은 칼슘이나 철분, 아연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의 흡수를 막아 영양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수정 superb@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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