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

남대문 아동복 가게 '나, 죽지 않았어' 김설아 기자 | 2017.04.01

강동완 2017. 4. 9. 18:54






“간절기용 블랙 카디건 5000원, 7부 남방 5000원, 레깅스 3000원, 운동화 10000원.” 

단돈 3만원이면 새 옷으로 우리 아이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고르기만 하면 10만원을 훌쩍 넘기는 백화점 유아동복 코너에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남대문시장에선 가능하다. 

‘남대문표’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남대문시장은 명실상부 아동복의 메카다. 디자인과 질, 가격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다. 국내 아동복의 90%가량이 이곳을 거쳐 전국으로 퍼져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 아동복쇼핑몰에서 봤던 ‘그옷’의 출처 역시 남대문이라는 얘기다. 추억의 부르뎅 아동복을 비롯해 마마, 크레용, 포키, 페인트타운 등 아동복상가에 각종 액세서리, 신발가게까지 10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다. 

이곳에선 조금의 발품만 팔면 질 좋은 제품을 온라인쇼핑몰보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티셔츠는 5000원 안팎이면 살 수 있고 재킷도 1만~2만원을 밑도는 제품이 적지 않다. 기자가 직접 발품을 판 아동복 알뜰쇼핑 팁을 소개한다. 

◆ 신상보다 세일상품 노려라

아동복 매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일상품과 신상품이 눈에 띈다. 공교롭게도 신상품은 계절을 조금 앞선 여름 옷이고 세일상품이 지금 바로 입힐 수 있는 옷이다. 봄 맨투맨 2장에 1만~1만5000원선. 봄 레깅스는 5000~7000원이면 살 수 있다. 간절기용 재킷도 세일상품만 잘 들여다보면 1만원대에 살 수 있고 한달 전만해도 4만원을 훌쩍 넘겨팔던 디자인 예쁜 야상도 2만원에 득템할 수 있다. 만약 신상 중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미리 찜해두고 한두달 후 세일할 때 구입해 바로 입히는 것도 방법이다.

남대문시장 아동복 전문상가 내 한 매장에서 약간불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불량·흠집상품, 60% 이상 저렴

매장 곳곳을 돌아다녀 보면 ‘약간 불량’ ‘약간 흠집’이라고 적힌 안내표시를 볼 수 있다. 미세한 오염이나 찍힘 자국 등이 있는 옷을 평균 60% 이상 저렴하게 판다. 2만3000원에 판매 중인 실내복 상하세트를 1만원에 살 수 있다. 단돈 3000원이면 봄 레깅스 구매가 가능하고 간절기용 가디건은 5000원에 살 수 있다. 가령 마음에 드는 옷이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다면 ‘약간 불량’이라는 안내 문구가 없더라도 판매자에게 물어보라. 같은 디자인의 옷에서 1~2개의 불량은 나오기 마련이다. 판매자가 쌓아둔 옷더미 속에서 꺼내 반값에 줄지도 모른다. 

◆ 현금은 필수…4시 이후 ‘떨이’ 공략

남대문시장 쇼핑에서 현금은 필수다. 세일상품, 흠집상품 등은 대부분 현금 구매만 가능하다. 또 정가에 판매하는 제품도 현금이 있다면 1000~2000원을 깎을 수 있다. “현금으로 하면 얼마예요?” “만원에 몇개예요?”는 ‘남대문 빠꼼이’들 사이에서 에누리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하니 기억해두자. 

시간을 공략하는 것도 물건을 싸게 사는 팁이다. 남대문 아동복매장의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엄마들이 몰리는 오전 10시~오후 2시를 피하면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상인들이 하나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때 그날 남은 물건을 떨이로 파는 경우도 있으니 눈여겨보자.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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