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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무휴일로 문 닫은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
문재인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수많은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유통 개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역대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정책에 대한 허점이 속속 드러났다. 대형 유통기업을 옥죌수록 다른 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고 정작 골목상권은 보호받지 못했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만 효과를 봤다.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정책은 일자리 정책 및 내수활성화 정책에 부딪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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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김규환 의원실 |
◆대형마트 규제 실효성 논란
먼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시행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형마트 규제 강화에도 전통시장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대신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이 2배 넘게 증가했다.
김규환 의원(자유한국당)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강화에도 전통시장 매출액은 꾸준히 감소했다.
2010년 유통업태별 매출액 지수를 100으로 기준 잡아 2015년 대형마트는 127, 백화점은 116, 슈퍼마켓은 122를 기록했다. 편의점과 온라인은 각각 211, 214 등을 나타내며 크게 증가했다. 반면 전통시장만 98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정부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 휴업일을 지정해왔다. 특히 2011년 이후 전통시장에만 1조9138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전통시장 매출액은 오히려 뒷걸음만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부에서도 골목상권 보호를 내세워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을 의무휴업 대상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스타필드, 롯데몰 등 복합몰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을 골자로 하는 유통규제법이 발의돼 있다.
◆규제 사각지대 ‘이케아∙다이소’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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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픈한 이케아 고양점. /사진=임한별 기자 |
이와 관련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기업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부각됐다. 글로벌 가구 전문점 이케아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이찬열 의원(국민의당)은 세계 28개국, 340개 점포를 운영하는 글로벌 유통기업 이케아가 가구뿐 아니라 생활용품·푸드코트·식품매장까지 갖춘 사실상의 복합쇼핑몰이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찬열 의원은 "글로벌 유통기업인 이케아는 가구뿐 아니라 생활용품, 푸드코트, 식품매장까지 갖춘 사실상의 종합쇼핑몰이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며 "골목상권과의 상생, 형평성 측면에서라도 이케아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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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 명동역점. /사진=박효선 |
또한 이찬열 의원에 따르면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에서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 조사 결과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이 92.8%에 달했다. 전국 문구점 10곳 중 9곳 이상이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셈이다.
조사 대상 문구점의 77.8%는 다이소가 앞으로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카테고리 품목 제한 ▲생활전문매장으로 점포 평수제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적합업종 지정 ▲문구업종 카드수수료 인하 ▲기업형 점포 외곽 개설제한 등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다이소는 지난해 1조3055억원으로 국내 기업형슈퍼마켓 3위인 GS슈퍼마켓 1조4244억원과 비슷한 규모의 연 매출을 기록했으나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과는 달리 유통산업발전법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점포를 낼 수 있다”며 “유통법의 대규모 매장 점포를 정의할때 매출 및 전체 매장수를 포함해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즉 수많은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이케아, 다이소 등은 규제에서 비껴나 사업을 계속 확장할 수 있는 데다 롯데∙신세계 등 기존 규제를 받고 있는 기업들과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 유통업계에선 이케아, 다이소 등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소상공인의 불만도 거세졌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케아, 다이소와 같은 대규모 전문점 영업규제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대규모 전문점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대규모 전문점의 통계자료를 확보해 내년 2월 연구용역을 거쳐 규제방안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이소는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문구협회 3개 단체의 대표성 자격에 의문을 표하며 적극 반박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전체 919개 국내 제조사 중 28%만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의 경우 회원사 비율은 6%에 불과하다”며 “이들은 동네 문구점 매출 하락 원인의 진짜 이유를 도외시한 채 특정 회사(알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문구 관련 단체를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규제? 또 다른 풍선만 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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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전통시장. 일요일에도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대다수고,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사진=박효선 |
규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케아, 다이소 등 대규모 전문점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더라도 또 다른 풍선효과만 야기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규제로 어떤 효과를 봤는지 궁금하다”면서 “마트와 쇼핑몰에 이어 대규모 전문점까지 못 가게 한다고 소비자가 전통시장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 유통시설을 강하게 규제하더라도 소비트렌드 자체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어 “유통시설 영업 규제는 마트와 쇼핑몰뿐 아니라 골목상권까지 침체시킬 것”이라며 “규제를 내세우는 골목상권 ‘보호’가 아닌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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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S] '골목상권 보호정책' 허점 보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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